▼ 이즈베스티야 ▼
매혹적으로만 들렸던 「외자도입」이라는 말은 러시아에서도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러시아의 말을 더는 들어주려하지 않고 있다. 세금도 제대로 걷히지 않고 경제성장률도 올라갈 줄 모르는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의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을 들어줄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국제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는 것은 정부가 잘해서가 아니라 외국자본 투자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빌린 돈으로 무엇을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대통령의 인기와 연설을 억지로 꿰맞추기 위해 계획 없이 사용하지 않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같은 작업은 외국자본을 붙잡아두기 위해 필수적이다. 『러시아에서는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른다』는 외국인들의 불신을 없애고 투명성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실물경제에 대한 투자 확대 등에 외자를 활용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보는 것처럼 외자 배분이 특정 기업, 특정 분야에 치중했다면 이는 교정돼야 한다.
외자를 끌어오면 무조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버려야 한다. 러시아의 자원과 산업잠재력을 보고 직접투자토록 유인해야 한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이다 곤경에 처한 아시아의 위기는 러시아에 너무나 고마운 교훈이 되고 있다. 외자가 곧 국내자본이 되는 환경에서 러시아는 이를 소화해낼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정리·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