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발표가 나던 날 아버지께서 어머니와 여동생까지 네 식구 모두 데리고 동네 식당에서 돼지갈비를 사주셨어요. 합격 사실보다 두 분의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게 해드린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2일 학교장추천제로 5명을 선발한 서울대 법대에 예비합격한 박경진(朴慶振·18·서울 중화고3)군. 그는 모 제약회사의 건강음료 광고내용처럼 환경미화원인 아버지의 일을 틈틈이 돕는 「착한 아들」이다. 박군은 수능 가채점 결과 3백80점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전국 계열별 석차가 10% 이내에 들어야 하는 최종합격 제한기준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박군은 합격 소감보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했다.
『아버지께서 새벽마다 차들이 빽빽한 골목을 다니셨고 어머니는 매일같이 봉제공장에 나가며 고생하셨어요』
서울 중랑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인 아버지 박재규(朴在圭·51)씨는 『시골서 농사를 짓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9년전 상경, 환경미화원으로 일해왔다』며 『경진이가 주말 새벽마다 리어카를 끌며 일을 도와줘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박군은 아버지를 따라 새벽의 서울거리를 다니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다면서 『대학생이 되면 우선 환경운동과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