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문가 진단]「안락함」이냐 「주행성」이냐

  • 입력 1997년 11월 27일 20시 04분


주행성과 안락한 승차감은 자동차의 「두마리 토끼」. 고급 승용차는 비단결 같은 승차감을 강조하지만 그러다 보면 경주용 자동차와 같은 다이내믹한 운동성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황요하박사는 『국산 중형차는 엔진의 성능이나 안전성이 거의 비슷한 상태』라며 『문제는 소비자가 주행성과 승차감 중 무엇을 원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차종에 따라 「두마리 토끼」 중 하나를 강조하고 있다는 말이다. 현대의 뉴마르샤와 대우의 레간자는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설계됐고 기아의 크레도스는 회전과 급가속 등 운동성 측면의 안정성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는 평가.각 승용차의 일장일단은 결국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다. 국산 승용차의 승차감과 관련, 표준연구원 정완섭박사는 최근 운전자가 느끼는 진동을 신체부위별로 측정해 관심을 모았다. 조사결과 승차감은 엉덩이의 상하진동이 50∼70%, 발의 상하진동 등 전후진동이 각각 10∼20%, 10∼15%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국산 인기차종과 일본 및 유럽의 95년 인기차종을 시멘트 요철도로에서 시속 40㎞로 주행시험한 결과 유럽차의 승차감을 100%로 보면 일제차는 75%, 국산차는 50%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박사는 『유럽차의 승차감은 현가장치의 우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일제차의 경우처럼 운전석을 보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할 경우 승차감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안락한 승차감에 호소하는 광고를 자동차의 「성능」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승차감은 안전성과 주행성의 토대위에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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