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이후 15게임을 치르며 전력탐색을 마친 97∼98 프로농구 초반 판세의 가장 두드러진 밑그림은 용병가드진의 약진과 토종들의 분전.
드래프트 때만 해도 센터에 비해 절대약세가 점쳐졌던 가드진은 정작 뚜껑을 열자 보아란듯이 연일 맹위를 떨쳤다. 제럴드 워커나 토니 매디슨 등 지난해 특급용병들이 빠진 상태에서 이들의 활약은 예기치 못했던 일.
경기당 31.67점을 쏟아부으며 최다득점을 기록한 키이스 그레이(동양)를 포함,아도니스 조던(나산)과 버나드 블런트(LG) 등 득점랭킹 5위권에 가드가 3명이나 포진해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센터는 제이슨 윌리포드(31점·나래)가 2위에 오른 것을 빼고는 10위안에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이는 톱텐 중 센터가 6명이나 끼였던 지난 시즌과는 대조적이다.
용병센터들간의 지각변동도 관심을 끄는 대목. 드래프트 1,2순위로 대접받았던 존 스트릭랜드(삼성)와 제이 웹(현대)이 이름값에 못미치는 반면 관심권 밖에 있던 신진들의 분발이 돋보였다.
1라운드 7번 키넌 조던(동양)은 리바운드 1위(경기당 13.67개)로 성실함을 인정받았고 현대의 조니 맥도웰은 득점(6위)과 리바운드(2위)에서 상위에 랭크된 「숨은 진주」.
토종들의 약진이 돋보인 것은 어시스트부문. 원년 최우수선수 강동희(기아)가 평균 8.33개로 1위를 고수한 데 이어 이상민(현대)과 조신영(SBS) 등 새내기들이 각각 2위와 5위에 올라 독무대를 꾸몄다.
또 상무에서 제대, 합류한 「돌고래 슈터」 문경은(삼성)은 경기당 평균 30.67점으로 득점랭킹 3위에 이름을 올렸고 3점슛에서도 1위 정인교(나래)의 뒤를 바짝 쫓아 화려한 복귀식을 가졌다.
〈이 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