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황호민/힘든일 포기않는 노무자모습에 감동

  • 입력 1997년 11월 11일 08시 11분


11월 첫 주말은 건축폐기물 처리회사에서 일용직 노무자로 일했다. 철거한 시설물을 덤프트럭이 연이어 쏟아붓는데 양도 양이려니와 종류마저 복잡해 처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폐기물을 선별하고 모래나 자갈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육중한 기계의 소음과 마스크와 수건을 둘러써도 살갗으로 파고드는 먼지 등이 문제였지만 다른 작업조건은 아주 좋았다. 점심식사는 여느 가정집보다 푸짐했고 현장 직원들도 친절했다. 땀흘려 일한 대가로 받아든 봉투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근로자들 모두 성취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며칠 전에는 일해보겠다고 찾아온 사람 몇몇이 오전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해 회사는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 작업에 곤란을 겪었다. 힘든 일을 쉽게 포기하는 현상은 결국 의지의 약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경제성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 3D현상이나 향락유흥업소의 팽창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씁쓸하게 만든다. 우리는 온국민의 눈과 귀가 월드컵 축구 한일전에 쏠려 열광할 때 산간의 환경업체에서 땀흘려 일하며 또다른 보람을 찾았다. 황호민(충남 논산시 취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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