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국민신당 창당자금 지원」설이 비등한 가운데 신당측이 해명하는 내용도 「고무줄」식이어서 의혹을 증폭한다. 한마디로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다.
신당 회계실무자는 지난 5일 『잠정 집계지만 창당에 든 돈은 4,5억원대고 이중 실제 결제액은 8천여만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루만인 6일 이인제(李仁濟)후보는 한 토론회에서 『창당에 20억원 정도 들었다』고 밝혀 집계액이 4배로 껑충 불었다.
처음 회계실무자가 4,5억원을 말했을 때도 이를 액면대로 믿어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스로 밝힌 신문광고비나 당사임대료, 이런저런 행사비용만 따져봐도 7억원대를 넘었기 때문이다. 당측은 아직 회계정리가 안됐고 의혹이 꼬리를 물어 대충 큰 지출건만 모아 밝혔다고 해명했지만 이런 변명도 이후보의 「20억원 지출발언」으로 설득력을 잃었다.
이처럼 갈팡질팡하면서도 신당은 창당자금 내용공개를 미루고 있다. 후보가20억원을 썼다고 했으니 웬만큼 정리가 됐을텐데 공식적으로 이를 설명하지 않는다.
음성적 대의원 동원비나 격려금, 준비요원 활동비 등이야 공개할 수 없겠지만 창당에 든 공식비용은 당장 밝힐 수 있을 텐데 머뭇거리기만 한다. 더욱 이해하기 힘든 것은 『왜 우리 것만 공개하나. 남의 것도 까야 한다』는 식의 불만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는 점이다.
당의 한 핵심인사는 7일 『신한국당은 요즘 우리의 창당대회에 버금가는 필승대회를 열지 않느냐』『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돈 이야기를 꺼낼 자격이 있느냐』는 등 소위 「비교우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국민신당이 자체 창당자금뿐 아니라 다른 당의 각종 행사비용까지 파악해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당의 논리는 돈 씀씀이에 구린데가 있다는 자인(自認)처럼 들린다.겉으론 새정치를 외치지만 속은 기성정당과 다를 바 없어 사람따라 돈얘기가 고무줄처럼 들쭉날쭉이고 공개도 못한다는 느낌이다.
이원재(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