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인 중구 신당동에는 요즘 보기 힘든 「대장간」이 몰려 있는 거리가 있다. 동대문운동장에서 버스를 타고가다 보면 한양중고 삼거리 좌우측이 바로 그곳이다.
밖에서 보면 공작소 간판이 걸리고 각종 공구와 농기구 등이 있어 철물점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안에 들어서면 시뻘건 화덕을 갖추고 쇠를 달군 뒤 망치로 두드리고 펴가며 여러가지 공구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볼 수 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동대문운동장까지는 30여개의 대장간이 있어 웬만한 연장과 농기구 등을 상당량 생산해왔다. 당시에는 경기도 좋아 돈을 번 사람도 제법 있었다는 것이 이곳 대장간 사람들의 얘기다. 그러나 공작기계산업이 급속도록 발달하면서 대장간도 사라지기 시작, 현재는 10여곳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고 일부는 모래내 등 변두리로 자리를 옮겼다. 대장간의 일하는 방식도 70년대와는 상당히 달라졌다. 화덕의 불로 쇠를 달궈 사람이 일일이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만들었으나 지금은 전기숯가마와 기계망치가 사용되고 있다. 인력난 때문에 기계망치로 대강의 모양을 만든 뒤 세밀한 부분만 사람이 두드리는 정도다.
주종도 낫 호미 괭이 등 농기구에서 망치 정 곡괭이 끌 등 각종 공구류와 경첩 문고리 등으로 바뀌었다. 특히 요즘은 그림을 가져와 그대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형 손님들이 많다는 것이 대장간 사람들의 설명이다.
대장장이 경력 30년이 넘는 임병희(林炳熙·67·쌍림공작소)씨는 『황해도 연백에서 내려와 일을 배우던 30대만 해도 일 배우러 오는 사람이 많았다』며 『요즘은 쇠도 대부분 찍어내고 있어 겨우 먹고 사는 정도』라고 말했다.
〈윤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