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인영/절에서 고기 식사…몰지각한 모습 한심

  • 입력 1997년 10월 30일 07시 25분


일요일인 26일 관악산 연주암은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가득했다. 취사금지된 조치로 연주암을 찾는 등산객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점심공양을 기다리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는 게 어제 오늘의 풍경이 아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11시반부터 배식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20여명의 어른과 아이들이 몰려오더니 식당에 자리를 차지하고는 도시락을 풀어헤쳤다. 몇가족이 나들이를 온 모양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먹는 음식이었다. 식당은 엄연히 배식받은 등산객과 불자들이 식사를 하는 장소인데 몰지각한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시끄럽게 떠들어가며 고기를 풀어놓고 먹성을 자랑하는 게 아닌가.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나서서 『어찌 절간식당에서 고기를 풀어놓고 먹느냐.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다』고 한마디했다. 하지만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었다. 『너무 그러지들 말라』는 퉁명스런 대꾸 뿐이었다. 산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어찌 남을 이해하고 사회와 나라를 위하겠는가. 스님 역시 『절을 찾아온 사람에게 어떻게 나가라 하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박인영(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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