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신동명/구의원 모친 칠순, 호화행사 눈총

  • 입력 1997년 10월 29일 07시 30분


21일 오후6시반경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외식을 하려고 평소 즐겨 찾는 용당동 M회관에 들렀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50여개를 헤아리는 축하화환이 진열되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들어차 있어 호기심이 일었다. 알아보니 모 구의원의 모친 칠순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칠순잔치는 수복을 기원하기 위해 효심으로 식사 한끼를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자리가 아닌가. 회계담당자 2명이 책상앞에 앉아서 축의금을 거두며 하객들이 보는 앞에서 돈을 세고 있는 모습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국가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모범이 돼야 할 선량이 칠순잔치를 이용해 자기과시를 한다면 추태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적 발언이 분분한 분위기를 보아서는 다가올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부모에 대한 자식의 도리를 다하려는 것인지도 구분되지 않았다. 세상이 각박하다고는 하나 부모의 칠순잔치까지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경제적 타산을 취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인사가 민초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겠다고 나서다니. 지방자치의 앞날이 암담하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했다. 오랜만의 가족외식도 옆방의 떠들썩한 밴드소리에 하는둥 마는둥이 되고 말았다. 신동명(부산 남구 대연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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