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빠른발」피하다 「한방」에 걸린 LG

  • 입력 1997년 10월 23일 08시 01분


『해태 이종범에게 볼넷이나 안타를 내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홈런을 맞는 게 나아요』 김소식 MBC해설위원은 경기 전 이렇게 말했다. 「야구천재」 이종범이 출루해서 LG 내야의 혼을 빼놓을 것에 비하면 차라리 정면 승부를 해서 최악의 경우 1점 홈런을 내주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날 승부는 이종범의 「빠른 발」보다는 「한 방」에서 승부가 갈렸다. 홈런을 친 이종범은 벤치에 들어가 있었지만 LG 마운드는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급격히 무너지고 말았다. 한마디로 「죽은 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잡은 격이었다. LG는 1대0으로 앞선 3회 1사 2루에선 이종범을 고의 볼넷으로 걸러 실점을 막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6회는 선두타자 이종범을 또다시 거를 수는 없는 상황. 결국 LG 투수 차명석은 정면승부를 펼쳤지만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은 곳으로 밋밋하게 흘러 1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때부터 차명석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1사후 박재용에게 볼넷, 이호성에게 안타를 내줘 역전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LG 벤치는 악수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서둘러 이상훈을 6회에 등판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이상훈은 몸이 덜 풀린 상태. 초구를 홍현우의 몸에 맞춘 뒤 간신히 만루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꿴 이상훈의 공은 예전처럼 위력적이지 못했다. 결국 이상훈은 7회에도 1사 1루의 위기를 맞았고 평소보다 구위가 떨어지는 1백42㎞짜리 직구가 가운데 높은 쪽으로 쏠리면서 이종범에게 역전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광주〓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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