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 최훈재-LG 노찬엽,「해결사」 명예대결

  • 입력 1997년 10월 22일 20시 36분


오른쪽 타자가 핵심을 이루는 해태와 공포의 왼쪽 타자 군단 LG. 두팀 모두 내로라하는 막강 타선을 구축하고 있지만 남모를 구멍은 있는 법. 좌 또는 우 타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불균형이 두 팀이 안고 있는 숙제이다. 해태 최훈재와 LG 노찬엽은 이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는 해결사. 지난해까지 LG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들은 지금은 경쟁 팀에서 타선에 생기를 불어넣는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최훈재는 전통적으로 오른쪽 타자들이 주도해 온 해태 타선의 왼쪽 핵심. 올해 이적하자마자 3번 자리를 꿰찬 뒤 3할대에 육박하는 타율(0.292)로 장성호 박재용과 함께 왼쪽 트리오를 이루고 있다. 올시즌 LG와의 경기에서 50타수 16안타로 베스트나인 중 이호성에 이어 가장 무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해까지 LG 주장을 맡아 친정집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것이 최대 강점. 최훈재는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5타수 2안타에 1타점을 기록하며 「타도 LG」의 선봉에 섰다. 올시즌 확실한 전문대타로 돌아선 노찬엽은 「왼쪽 LG」의 오른쪽 희망. 페넌트레이스 전체타율이 0.226으로 저조했지만 해태전에선 17타수 7안타로 4할대의 맹타를 과시했다. 해태전 대타 기록은 8타수 3안타이며 특히 광주 원정경기에선 7타수 4안타로 호랑이굴에만 들어가면 힘이 솟는 천적.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4회말 대타로 나와 대량득점의 물꼬를 트는 결승 2타점 적시타로 천보성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객관적인 수치 비교에서 앞서는 쪽은 최훈재. 그러나 90년과 94년 LG를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는데 일익을 담당한 노찬엽이 94년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했던 최훈재에 비해 경험에서 한수 위라는 평. 이적생으로 호랑이 타선의 중심에 선 최훈재와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으로 보답해 온 노찬엽의 대결에 올 한국시리즈는 더욱 뜨겁게 달아 오른다. 〈광주〓이 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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