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 스트라우스는 1850년 「골드 러시」때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온 독일 바이에른 출신 이민자였다. 그는 광원들에게 직물을 팔다가 광원들이 질긴 바지를 주문하자 텐트천으로 바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텐트는 나중에 데님천으로 교체됐고 주머니 솔기에 구리 대갈못을 붙였다. 「리바이스」라는 상표로 유명한 리바이 스트라우스사는 지금도 세계 최대의 바지 메이커다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지하의 막장에서 곡괭이질을 하던 광원들이 입던 청바지가 골드 러시가 지난 뒤 서부 카우보이 복장으로 바뀌었고 1960년대부터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청바지의 본고장 미국 서부에서는 대학교수들도 청바지를 입고 교단에 선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청바지를 입고 나들이를 한다. 넥타이 정장 차림이 아니면 발을 들여놓지 못하던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도 최근 일부 시장별로 금요일에 한해 청바지를 허용한다
▼다른 바지와 달리 청바지는 무릎에 구멍이 나더라도 그대로 입을 수 있는 옷이다. 미국에서는 옷 수선비가 비싸다. 20달러짜리 청바지의 기장을 세탁소에서 줄이려면 10달러가 든다. 미국 젊은이들은 해져 무릎에 구멍이 난 청바지를 수선하지 않고 부끄럼없이 입고 다닌다. 수선비를 아끼려는 실용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옷차림이 본고장을 떠나서는 유행이 돼버렸다
▼한국에서는 멀쩡한 새 청바지에 가위로 구멍을 내거나 낡아보이게 하려고 시멘트 바닥에 문지르기도 한다. 팔 때부터 무릎에 구멍을 뚫어놓은 청바지도 등장했다. 이런 유행을 타고 국내 악덕 상혼들이 미국에서 1천원에 사들여온 헌 청바지를 최고 10만원에 파는 폭리를 취했다. 미국인들이 입다 버린 헌 바지를 수입하는 장사꾼이나 이를 유행이라고 1백배 비싼 값에 사 입는 사람이나 한치 반푼도 어김없이 똑같은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