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이렇게 키워요]서울하계동 사는 안진모씨 가족

  • 입력 1997년 10월 17일 08시 01분


『원래 장떡은 이것보다 크게 부쳐야 돼』 『아빠, 이제 뒤집을까요』 사업을 하는 안진모씨(38·서울 노원구 하계동 건영아파트)집의 온 가족이 참여하는 요리시간. 일요일 오전이나 안씨가 조금 일찍 퇴근한 날 저녁에는 온 가족이 요리사로 변신한다. 어렸을 때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만들어 보자는 안씨의 제의에 부인 김미경씨(35)는 재료를 준비하고 아들 용태(9·상명초등학교 3년)와 딸 민영(5)은 고사리손을 보탠다.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사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고 아이들과 얘기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정성들여 준비한 음식이라 맛있게 남김없이 먹게 되니까 밥상머리 교육도 저절로 돼요』(안씨) 『아이들이 양파나 버섯을 싫어하면서도 자기가 만든 음식에 들어간 것은 잘 먹어요. 장떡에 들어간 고추는 매울텐데도 참고 먹는 것을 보면 편식걱정은 안해도 돼요』(김씨) 안씨가 요리가 취미이다 보니 용태도 음식에 관심이 많다. 새우젓국물에 계란을 풀고 파를 송송 썰어 넣어 약한 불에 익히는 계란찜 솜씨는 수준급. 방학에는 숙제로 「음식만들기」를 해 갔다. 어디서 들었는지 빈혈에 부추가 좋다며 엄마를 위해 부추전을 만들어 줘 엄마의 콧등이 찡해졌다. 민영이도 곧잘 의자를 싱크대옆으로 끌고 와 엄마가 음식만드는 것을 구경한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요리시간뿐만 아니다. 안씨부부는 아파트촌에 마땅히 가족이 함께 문화생활을 할 공간이 없는 데 착안, 지난 7월 이웃들과 「중계놀이마당」을 만들었다. 놀이마당은 토요일에 격주로 아파트 내 공원에서 열리는데 수백명의 주민이 가족단위로 참가, 인근 혜성여고 중창단의 노래를 듣고 탈춤도 배운다. 안씨는 『아이들과 요리하고 노래하며 친구처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만 어른의 권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윗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거나 자기가 할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체벌도 가한다』고 말했다.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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