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 병원을 찾아도 뚜렷하게 어디가 어떻게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임신중이거나 간 콩팥 등이 나빠 약을 쓸 수 없거나 약이 도움이 되지 않는 환자도 있다.
현대의학으로 해결이 잘 안되는 이런 환자들에게 동양의학의 경락(經絡)체계를 통한 자기(磁氣)조절요법이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박은숙교수(가정의학과·02―590―1625)는 『뚜렷한 병명이 나오지 않는 기능성 및 신경성 환자들을 지난 1월부터 자기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80% 이상의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시술대상은 모두 36명으로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는 등 심혈관계 증상(32.2%)을 호소하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피로증상과 기능성 위장장애 각각 19.3% △간기능장애 과민성방광기능장애 과민성대장증후 가벼운 갑상선기능항진증 각각 6.4% △관절통 3.2% 순.
치료 결과는 전체의 86%인 31명에서 증상이 없어지거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명은 증상이 지속되거나(4명) 치료를 중단한 경우(1명). 박교수는 『가정의학과에 찾아와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는 피검사나 X선검사,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단이 나오지 않는 사람이 40∼50%나 된다』며 『서양의학에는 그런 질환을 진단 치료할 수 있는 체계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진단은 생체전기진단기로 손발의 경혈점을 통해 나타나는 인체 각 장기의 전기생리적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다. 손발의 경혈점은 각 장기와 연결돼 있어 장기에 열이 있거나 염증이 있을 때는 수치가 정상범위를 넘어서는 반응을 보인다. 반대로 기능이 떨어지거나 퇴행현상이 있을 때는 정상범위 아래로 내려간다. 이 진단기계를 이용하면 환자의 치료 경과도 곧바로 관찰할 수 있다.
박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도 대체(代替)의료의 한 방법인 생체 전자기 치료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며 『경락을 흐르는 기가 자기장(磁氣場)이란 사실도 초전도 자기측정장치에 의해 입증됐다』고 말했다.
생체 전기를 측정하면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에너지 상태의 변화를 미리 알 수 있어 예방과 초기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박교수의 주장. 그는 자기치료법이 『침을 맞을 때의 고통이나 약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없으며 몸 전체 상태를 파악해 전체적인 건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