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오형렬/교통사고 목격자,출두 요구 짜증

  • 입력 1997년 10월 6일 08시 11분


지난 겨울 귀가길의 버스가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충돌해 승용차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하는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인적과 차량통행이 드문 오후10시경에 일어난 참혹한 사고인 만큼 목격자 진술이 절대 필요한 상황이었다. 사고를 직접 목격했으니 도움이 될까 싶어 경찰조사에 기꺼이 응했는데 오전1시가 돼서야 진술이 끝났다. 한달 후에 날아온 검찰의 출두요청서는 황당했다. 목격자 진술을 받겠다는 검찰의 공식요청서에 전화번호도 약도도 아예 없었다. 그러고도 검사는 114나 경찰에 물어서 왔으니 됐다는 말투였다. 더구나 경찰에 연락처를 알렸는데도 전화 한통 없이 추가진술 날짜를 잡았다. 수업도 빼먹어가면서 하루를 완전히 희생한 대가는 1만5천원의 교통비였다. 문제는 목격자진술이 번거로워서가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안하무인격이고 편의주의적인 행태다. 다음 차례는 재판일텐데 아직 그 절차나 시기에 대한 연락은 없다. 또 어느날 느닷없이 법원 출두통지서를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누가 이런 식의 처우를 감수하면서까지 진실을 밝히고자 목격자로 나설지 의문이다.오형렬 (나우누리ID·groundog)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