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韓-UAE戰]모두가 한마음…열광의 주말

  • 입력 1997년 10월 5일 14시 57분


「오늘은 또 한번 기쁜 날, 통쾌한 날」. 한국축구대표팀이 4회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최대 고비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일전을 겨룬 4일 온 국민은 「차범근 사단」이 전해준 또 한번의 승전보에 열광했다. 친구들과의 모임을 일찍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TV중계를 지켜본 홍석기(洪碩基·29·서울 성북구 종암동)씨는 『첫골을 넣는 순간 함성이 동네를 뒤흔들었다』며 『한일전의 역전승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고 말했다. 미처 귀가하지 못한 시민들은 서울역 대합실이나 대형 TV가 설치된 식당 등에 몰려들어 경기가 시작된 오후 7시경부터 서울시내 대부분의 거리가 한산했다. 일부 시민들은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 사옥 옥상 등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중계되는 경기를 지켜보며 거리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한일전에 이어 이날도 한국팀이 승리할 경우 손님들에게 무료로 맥주를 제공키로 한 서울 신촌의 맥주집 「카스캐빈」에는 6백여명이 대형 TV로 경기를 지켜보며 승리의 축배를 들이켰다. 한국팀이 후반들어 연속 2골을 추가해 경기를 3대0 완승으로 마무리하자 시민들은 동네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밤늦게까지 월드컵 축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내친 김에 예선 전승으로 본선에 진출하기를 기원했다. 한편 이날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는 경기 시작 6시간 전인 오후 1시경부터 관중이 몰려들어 오후 2시반경에는 경기장에서 1㎞ 정도 떨어진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까지 길게 꼬리를 물고 줄을 섰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일부 시민은 오전부터 경기장에 나와 표를 구하려 했으나 이미 매진된 것을 뒤늦게 알고서는 경찰의 단속을 피해 암표상에게서 3,4배의 가격에 표를 사기도 했다. 〈이현두·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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