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패넌트레이스 결산]신기록-진기록 풍년

  • 입력 1997년 10월 3일 19시 57분


기록과 사건의 해 97년을 연 서막은 이른바 「도깨비방망이」 소동. 삼성이 구입한 미국산 배트가 5월초 3연전에서 17개의 홈런을 쏟아내면서 발생한 이 소동은 각 구단이 방망이를 구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등 일대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직접 진상파악에 나서 문제의 방망이는 무혐의처리했지만 이때문에 빚어진 구단간의 감정대립은 씻기 힘든 앙금을 남겼다. 또하나의 사건은 8월23일 삼성과 쌍방울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빚어진 「오심 해프닝」.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을 주심이 삼진으로 착각, 경기를 종료시켰다가 뒤늦게 정정한 뒤 경기를 재개한 희대의 해프닝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소용돌이속에서도 97년은 역대 어느 해보다 풍성한 기록을 쏟아냈다. 타고투저의 흐름을 반영하듯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역시 타격. 양준혁 이승엽 신동주 최익성 등 거포들이 즐비한 삼성은 시즌 팀 최다홈런(1백65개)을 비롯, 한 경기 최다득점(27점) 최다타점(26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방망이에 관한한 최고임을 입증했다. 개인부문에서는 타격왕 김기태(쌍방울)가 26경기 연속안타를 터뜨려 종전기록을 4경기 늘렸고 삼성 정경배는 초유의 연타석 만루홈런으로 한경기 최다만루홈런(2개) 최다타점(8점) 부문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호타준족의 잣대인 「20―20」클럽은 역대 가장 많은 5명의 회원을 가입시켰고 해태의 이종범은 지난해 박재홍에 이어 두번째로 「30―30」고지에 올랐다. 투수부문에선 노장과 무명선수들의 분전이 돋보였다. 「핵잠수함」 이강철(해태)은 9년연속 두자리 승수와 세자리 탈삼진으로 시들지 않은 투혼을 과시했고 LG 노장 김용수는 5백경기 출장의 금자탑을 쌓았다. 투수3관왕 김현욱(쌍방울)도 구원승만으로 20승을 올렸고 LG 이상훈은 47세이브포인트를 마크, 94년 현대 정명원이 세운 최다SP(44)를 가볍게 넘어섰다. 저력의 해태는 8개구단중 가장 먼저 통산 1천승과 1만탈삼진, 2천도루를 기록하는 투타주의 안정을 바탕으로 무난히 페넌트레이스 1위를 거머쥐었다. 〈이 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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