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MVP선정,구단 배려등 실력外요소『큰몫』

  • 입력 1997년 10월 1일 19시 55분


용상의 주인공은 하늘이 점지한다는 말이 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뿐 아니라 「천운」으로 대표되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이리라. 한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도 비슷한 이치에 의해 가려진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MVP가 해당선수의 성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 소속구단의 정책적 배려와 로비, 해당선수의 대외적 위상 등 경기외적인 측면도 MVP선정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비근한 예는 지난 95년. 다승 1위 이상훈(LG)과 홈런왕 김상호(OB)의 줄다리기에서 다소 열세이던 김상호가 대권을 거머쥔 것은 OB구단의 「눈물겨운 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84년 타격 3관왕 이만수가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막판 낙마한 것은 삼성측의 지나친 「타율 관리」와 져주기가 여론의 미움을 샀기 때문. 지난해 최초로 「30―30」을 달성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현대 박재홍이 탈락한 것은 실력의 열세라기보다 신인이라는 경기외적 핸디캡이 작용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때문에 2일 기자단의 MVP 선정투표를 앞두고 각 구단 프론트는 소속선수의 대권장악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역대 한번도 MVP를 배출하지 못한 쌍방울. 투수3관왕 김현욱과 타격왕 김기태 등 두 명의 후보를 낸 쌍방울은 일찌감치 김현욱쪽으로 가닥을 잡고 「김현욱 대세론」을 퍼뜨리고 있다. 이승엽에 기대를 걸고 있는 삼성과 해태(이종범), LG(이상훈) 등도 구단관계자가 직접 나서 소속선수의 홍보에 열을 올리기는 마찬가지다. 〈이 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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