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결혼시즌이 다가오면서 올해도 예외없이 청첩장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버젓이 온라인 계좌번호를 적어놓은 청첩장을 몇장 받았다.
친절하게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할 분을 위해 온라인 번호를 알려드립니다」는 내용까지 안내돼 있어 갑자기 씁쓸해졌다. 축하는 뒷전이고 축의금만 보내면 된다는 뜻으로 느껴져 참석할 기분마저 싹 사라졌다.
언제부터 청첩장에 온라인 계좌번호가 등장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사회가 온통 황금만능주의에 젖은 탓인지 축의금이 곧 「돈봉투」로 전락해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것만 같아 불쾌하기 짝이 없다. 평소 절친하고 가까운 사람이 보내면 그래도 조금은 이해를 하겠지만 한두번 보고 말았던 사람이거나 거절하기 힘든 기관에서 보내는 흡사 세금고지서 같은 청첩장은 불쾌감만 더해준다.
김용겸(경남 진주시 장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