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부루가…」「초록댕기…」낸 동화작가 박윤규씨

  • 입력 1997년 9월 6일 08시 14분


『웅장한 스케일에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한 동화, 패기와 힘이 넘치는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동화는 그동안 좀 여리고 유약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역사와 자연을 힘있는 필치로 그려내는 동화작가 박윤규씨(34). 그의 동화엔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우리 땅 우리 강 곳곳에 서려있는 역사의 의미, 국토의 고결함, 자연환경의 중요성 등이 생동감있게 넘쳐 흐른다. 『외국 동화에 의해 침식당한 우리 동화의 가능성을 찾아내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뿌리를 찾아주려는 것이죠』 그의 이러한 생각은 서양문화보다는 전통문화, 인공적인 것보다는 환경친화적인 것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박씨가 역점을 두는 두 축은 우리 정서에 맞는 살아있는 캐릭터 개발과 상상력의 날개를활짝펼칠 수 있는환상적 세계의 창조. 캐릭터의 경우 호랑이가 그렇고 눈사람이 그렇다. 그래서인지 그의 대표작 「부루가 간다」(비룡소) 「초록댕기와 눈사람 투비투비」(웅진출판) 등은 꾸준히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 94년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한 그는원래시인이다. 91년신춘문예를 통해 화려하게 등단했으나 시집보다는동화책을더 많이냈다. 「부루가 간다」는 지리산 아기호랑이 부루가 국토를 순례하면서 시련을 극복하고 한마리의 진짜 호랑이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동화. 일찍 아버지를 여읜 부루는 겁이 많아 늘 다른 동물들의 공격을 받는다. 그러나 더이상 당하기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부루는 큰 맘 먹고 제주도로 길을 떠난다. 한라산의 전설적인 동물 흰사슴을 만나 용기와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다. 배에 몰래 올라탄 것이 들통나 바다에 빠지기도 하고 독수리 공격을 받으면서도 부루는 무사히 제주도에 도착해 흰사슴을 만난다. 지리산으로 되돌아온 부루는 다시 서울에 있다는 백두산호랑이를 만나러 과천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한다. 발칵 뒤집힌 대공원의 아수라장 속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부루는 지하철을 타고 대공원을 빠져나가 이번엔 기차편으로 설악산을 지나 동강난 국토의 현장을 찾는다. 금강산 백두산을 찾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총탄을 맞아가면서도 38선 철조망을 넘는데…. 「초록댕기와 눈사람 투비투비」는 환경동화. 기억상실증에 걸린 지리산 청학동의 한 소년과 눈의 요정 투비투비가 오염 괴물과 대결하는 과정이 환상적이면서도 시종 흥미진진하다. 청학동에서 연을 날리던 초록댕기 소년은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정신을 차린 소년은 눈을 뿌려주는 눈사람 투비투비를 만난다. 투비투비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생겨난 괴물들에게 쫓겨 다니느라 눈나라로 돌아갈 시기를 놓친 처지. 소년은 태백산에 가면 눈나라로 가는 길이 있다는 말을 듣고 투비투비와 함께 길을 떠난다. 그러나 그들 앞엔 숱한 고난이 가로놓여 있고….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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