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건강전도사」정년퇴직 허정 서울대교수

  • 입력 1997년 9월 1일 20시 50분


「건강전도사」 허정(許程)서울대보건대학원교수가 지난달 29일 정년퇴직했다. 『치료보다는 평소의 건강관리와 예방이 국민보건의 정도』라고 줄기차게 주장해온 허교수는 이날 이 학교 강당에서 열린 고별강연에서도 평소의 즐거운 생활, 적당한 운동, 식사관리가 건강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아직 육류의 섭취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권하지요. 특히 돼지고기는 좋은 단백질원인데도 쇠고기만을 즐기려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어요』 서울대의대를 졸업한 후 57년에 예방의학교실 조교로 학계에 몸을 담은 허교수는 59년에 서울대보건대학원이 생기면서 자리를 옮겨 대학원장 등을 거치며 40년 동안 서울대 연건동캠퍼스를 떠난 적이 없다. 언뜻 보면 아직도 동안이다. 건강비결은 아침을 많이 먹고 고기를 즐기며 저녁은 거의 먹지 않는다는 것. 저녁식사는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이 꿈이었으나 보건학을 전공하여 한국전쟁 후 건강 불모지에 공중보건의 디딤돌을 놓은 것이 오히려 보람이 됐다고. 만년에는 한학과 아시아 각국의 전통의학에 몰두했다. 『논어 속에는 인간의 길이 있습니다. 세상을 다스리는 경륜을 그속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이 무엇인지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는 한학을 익히면서 조선왕조실록 속에 들어 있는 의학 관련 내용도 정리하고 있다. 20여권의 저서 가운데 이날 출판기념회를 가진 「아시아 전통의학을 찾아서」는 만년의 그의 학문적 관심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용수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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