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녕만 엮음/사진예술사 펴냄]
한장의 사진이 역사를 바꾼다.
87년 6월9일 오후 연세대 교문. 최루탄이 시위 학생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이는 이한열군(당시 연세대 경영학과 2년). 다른 학생 한명이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한 젊음이 불꽃처럼 지는 순간을 포착한 이 사진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세계로 타전됐고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진기자. 동아일보 金寧万(김녕만)사진부차장이 엮은 「특종에 산다」(사진예술사)는 사진기자 42명이 굵직굵직한 사건을 취재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생생한 자료사진과 함께 실었다.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현장의 참상, 코리안드림을 앗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 법정에서 나란히 손잡고 선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백마디 설명보다 더 강렬한 사진의 메시지가 차곡차곡 들어차 있다.
지구최후의 오지 사하라사막을 국산 자동차로 횡단하며 카메라에 담던 기자정신과 악전고투의 기록도 흥미를 돋운다. 값 8,000원.
〈박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