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의 美-日 접근

  • 입력 1997년 8월 24일 19시 59분


다음달 중순의 제2차 4자예비회담을 앞두고 北―日(북―일) 北―美(북―미)관계가 발빠르게 진전되어 가는 분위기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고 4자회담을 본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같은 분위기에 휩싸여 남북대화가 더욱 어려워진다면 문제다. 북한은 지금 남북한 당국간의 접촉을 「시간낭비」 「바보같은 짓」이라고 매도하며 직접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대미(對美) 대일(對日)관계개선에 적극성을 보이는 그들이지만 한국을 철저히 배제한다는 전략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때문에 수교(修交)본회담을 빠른 시일안에 갖기로 한 지난주 북―일간의 합의도 우리에게는 상반된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당연하다. 북―일 관계개선은 북한의 개방 개혁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킨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물론 갖고 있다. 그러나 자칫 일본이 동북아의 새로운 안보역할을 도모하려 하거나 북한과 쌍무관계에서의 이해만 따지는 자국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나 하는 우려도 동시에 낳고 있다. 일본은 무엇보다 남북한 관계진전을 주요정책의 하나로 삼고 대북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한다. 최근들어 북―미간의 접촉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의 대미접근 노력은 어느때보다 공세적이다. 韓美(한미)양국의 공조체제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서울과 워싱턴간에는 마찰음이 없지 않았다. 특히 미국은 북한과의 접촉에서 항상 남북대화를 우선순위에 올려놓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다. 이제는 아무리 비정치분야라 해도 북―미간의 접촉확대는 남북한 관계 진전과 직접 연관이 되도록 틀을 짜야 한다. 우리는 지금 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위해 엄청난 분담금을 내야 하고 식량문제해결을 위해서도 적지 않은 지원을 해 주고 있다. 가속이 붙고 있는 북한의 대미 대일접근을 오히려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남북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외교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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