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김재호/「南朝鮮」 국회의원

  • 입력 1997년 8월 21일 20시 32분


『제가 사용한 해외용 명함이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국민여러분과 당,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21일 오후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내 기자실. 최근 명함에 「南朝鮮(남조선)」이라고 기재해 물의를 일으킨 국민회의 소속 李錫玄(이석현)의원은 사과 반, 핑계 반인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의원은 성명을 통해 『해외용 명함에 7개 국어를 쓴데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는 「한국」보다는 「남조선」이라고 해야 알아듣기 때문에 그들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최근 「색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시점에서 이의원이 괜한 행동으로 金大中(김대중)총재의 대선가도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 고위관계자는 이의원에 대해 『똑똑한 친구이기는 하지만 가끔 엉뚱한 짓을 하는 것이 큰 문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이의원은 잠깐 김총재의 비서를 지낸적이 있기는 하지만 동교동계가 아닌 비주류 사람』이라며 김총재와는 무관한 「개인적인 실수」임을 애써 강조했다. 이의원의 주장처럼 일부 공산권국가의 「일반인들」은 아직도 「남조선」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중 국교 수립후 중국에서 공식적으로는 「남조선」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뿐 아니라 「남조선」이라고 부기(附記)하지 않아도 「한국」을 알아듣는다는 것이 중국을 자주 왕래하는 사람들의 한결 같은 설명이다. 과연 대한민국의 이석현국회의원은 중국에서 국호 「한국」을 모르는 일반인들과 얼마나 자주 접촉했기에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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