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474)

  • 입력 1997년 8월 21일 07시 38분


제8화 신바드의 모험〈127〉 선원들은 곧 닻을 올리고 돛을 펼쳤습니다. 배는 대해를 건넌 뒤에는 페르시아만 해안에 도착하였습니다. 상인들은 거기서 한바탕 교역을 하였습니다. 나도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아 막대한 돈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는 그 고장에서 가장 아름답고 진귀한 물건들, 가장 탐나는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습니다. 그 고장을 떠난 뒤에는 다시 나라에서 나라로, 사막을 가로질러 여행을 계속한 끝에 마침내 바그다드에 도착하였습니다. 바그다드에 도착하자 나는 그 길로 곧 교주님을 배알하였습니다. 교주님은 내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몹시 반가워하였습니다. 나는 교주님의 손에 입맞추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소상히 말씀드렸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으신 교주님께서는 내가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온 것을 알라께 감사한 다음, 사관을 불러 나의 이야기를 모두 금글자로 기록하도록 분부하였습니다. 교주님 앞을 물러난 나는 그리운 가족과 친척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다시금 재회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주인은 입을 다물었고 좌중의 모든 사람들은 그 재미난 이야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뱃사람 신바드는 짐꾼 신바드를 향하여 큰 목소리로 말했다. 『나의 형제 신바드여! 칠 일 전에 그대는 나의 집 문 밖에 서서 노래를 불렀다. 그대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 내가 이런 대저택의 주인이 되어 영화를 누리 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그대도 알았을 것이다. 이 모든게 젊은 시절에 한 고생과 모험의 결과라는 걸 말이다』 짐꾼 신바드는 몹시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오, 제발 저의 어리석음과 경망스러움을 용서해주십시오』 뱃사람 신바드는 다시 하인을 시켜 짐꾼에게 금화 백디나르를 주라고 명령했다. 짐꾼은 너무나 황공하여 주인 앞에 고개를 숙여 감사한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짐꾼 신바드는 왠지 그날밤은 잠이 오지 않았다. 이제 그도 젊음을 불태워 뭔가 보다 큰 일을 해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에게는 이제 뱃사람 신바드로부터 칠 일에 걸쳐 얻은 칠백디나르의 밑천이 있었던 것이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짐꾼 신바드는 이튿날 아침 가족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심중을 털어놓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그의 가족들은 걱정스런 표정들이 되었다. 그렇다고 누구 한 사람 굳이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짐꾼 신바드는 그 길로 시장으로 나가 교역에 필요한 갖가지 물건을 사들여 짐을 꾸렸다. 그리고는 곧 바소라를 향했다. 짐꾼 신바드의 항해는 이렇게 하여 시작되었으니 그가 겪은 갖가지 진기한 모험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긴다. 친애하는 나의 독자들이여! 지금까지 나는 샤라자드가 샤리야르 왕에게 들려준 뱃사람 신바드의 모험을 들려드렸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다음에 드리고자 하는 마누라한테 구박받는 사내 이야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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