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日 수교의 전제

  • 입력 1997년 8월 20일 19시 47분


오늘 북경(北京)에서 열리는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교섭 재개를 위한 예비회담이 주목거리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4자회담 예비회담이 진행중인 가운데 한반도정세의 변화가 예상되는 중요한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번 회담은 대한항공기 폭파범 金賢姬(김현희)의 일본어교사로 알려진 李恩惠(이은혜)납치사건을 둘러싼 마찰로 지난 92년11월 8차 회담 후 중단됐다가 근 5년만에 다시 열리는 것이어서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 교섭대표를 종전의 과장급에서 부국장급으로 격상하는 등 두나라가 국교정상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최근 북한은 북송 일본인처의 고향방문허용 방침을 발표하는 등 유화적인 손짓을 해왔다. 일본의 추가 식량지원을 기대하고 더 나아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일본 자본을 도입함으로써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해보자는 계산일 것이다. 또 여중생납치 의혹 등 북한에 대한 국내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북한에 접근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4자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교섭을 명분으로 한반도문제에 끼여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일본은 이번 회담에서 수교문제외에 북송 일본인처 문제, 북한의 일본 여중생납치 의혹, 추가 식량지원 문제 등 현안들을 상당히 깊이있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동아시아지역, 특히 한반도 안정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북한의 대외접촉 및 교류확대를 촉진하고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전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4자회담과 보조를 맞춰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각별히 유의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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