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장타자」 존 댈리(31·미국)가 「사고」를 쳤다.
말썽을 부려 다시 구설수에 오른 것이 아니다. 97미국PGA챔피언십 첫라운드에서 당당히 공동선두에 나선 것.
알코올중독 후유증으로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던 댈리가 4언더파 66타로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와 함께 공동선두에 랭크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
15일 윙드푸트GC 서코스(파70)에서 벌어진 제79회 미국PGA챔피언십(총상금 2백40만달러)1라운드는 댈리가 「필드의 말썽꾼」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기에 충분한 재기무대였다.
전반을 이븐파(버디2, 보기2)로 마쳤을 때만해도 댈리를 따라다니는 갤러리는 1백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첫번째 승부처인 10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고 11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 리더보드에 댈리의 이름이 오르자 갤러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드라이버대신 스푼으로 티샷한 마지막 3개홀에서 댈리가 보여준 플레이는 지난 91년 이 대회 정상등극과 95브리티시오픈 우승이 결코 요행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는 16번홀(파4.4백57야드)에서 티샷을 3백1야드 날린 뒤 아이언 9번으로 홀컵 1m50에 붙여 다섯번째 버디를 기록, 15번홀의 보기를 만회하며 다시 2언더파를 유지했다.
이어 17번홀(파4.4백49야드)에서 스푼으로 친 티샷을 3백12야드나 보낸 댈리는 피칭웨지로 홀컵 1m거리에 투온,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했다. 윙드푸트의 최대 난코스인 18번홀(파4.4백48야드)도 기세가 오른 댈리에겐 장애물이 아니었다.
9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을 홀컵 30㎝지점에 붙여 일곱번째 버디를 잡은 댈리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5개 보기3개를 기록한 러브3세가 공동선두에 합류할 때까지 리더보드에서 6시간동안 단독선두를 구가했다.
이날 25개의 퍼팅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댈리는 드라이버샷 비거리에서도 평균 3백5야드로 러브3세(3백6.5야드)에 이어 2위에 랭크되며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