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차균/궂은일 마다않은 자원봉사자들에 감사

  • 입력 1997년 8월 6일 07시 23분


10여년전부터 집사람이 고혈압으로 몇번 쓰러지면서 집안일은 고사하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다.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데 모아놓은 돈도 없어 74세의 몸으로 일터에 나가 벌이를 해야 한다. 오후늦게 돌아와 집안일은 물론 집사람 운동까지 시키느라 겨우 끼니나 끓여먹을 정도여서 집안은 어수선하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부녀회원이라는 분들이 일주일에 한번꼴로 밑반찬을 해다 주는 것이었다. 며칠전에는 아주머니 세분이 집에 오더니 주방이며 목욕탕 등 묵은 때가 잔뜩 낀 집안을 윤이 나도록 깨끗이 정리해 주었다. 더욱 고맙게도 그분들은 집사람의 목욕까지 시켜주었다.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그분들을 바라보면서 감사한 마음에 음료수를 권했더니 극구 사양했다. 아무런 보수도 없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와 봉사하는 그분들이 바로 천사라고 여겨진다. 그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세상은 참으로 밝고 희망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생활이 결코 윤택하고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닌듯 싶은데도 땀 흘리며 봉사하는 얼굴에는 보람과 희망이 함께 흐르고 있었다. 천당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런 봉사자들이 있는 세상이 바로 천당이요 낙원이 아니겠는가. 그 분들의 앞날에 행복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 이차균(서울 중랑구 신내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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