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뉴질랜드 남섬]순백의 눈밭 「서던알프스산맥」

  • 입력 1997년 7월 31일 07시 45분


재그드봉계곡
재그드봉계곡
《지구상 최고봉인 히말라야산맥의 에베레스트봉. 여기에 최초로 오른 산악인은 힐러리경이다. 그러나 그가 뉴질랜드 사람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그가 최초의 뉴질랜드 남극탐험대장이었다는 사실은 더더욱 그렇다. 영국의 스콧경이 노르웨이의 아문센에게 간발의 차이로남극점 최초 정복에 실패하고 결국 목숨까지 바쳐야 했던 남극대륙. 당시 그 두사람이 이끈 탐험대가 남극대륙을 향해 출항한 곳은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였다. 이곳은 남극과 가까운 항구로 이후 남극탐험의 전진기지가 됐다. 남극대륙에 가까운 뉴질랜드. 그래서 이곳의 겨울은 남다르다. 특히빙하가 빚은 산맥과 아직도 빙하가 곳곳에 남아 있는 남섬은 스키천국이다. 10월 중순까지 이어질 뉴질랜드 스키시즌을 맞아 남섬의 서던알프스산맥을 소개한다.》 내려오는 눈송이를 두동강 낼 것처럼 날카롭게 분수령을 이룬 재그드봉의 고갯마루(해발 2,256m). 마치 칼날위에 선 느낌이다. 발을 한치라도 능선 바깥으로 내디뎠다가는 수백m 아래 시퍼런 빙하계곡으로 굴러 떨어질 만큼 경사가 가파르다. 스키어를 이곳에 내려준 헬기는 이미 날아갔다. 여기서 빠져 나갈 방법은 오직 하나, 산악가이드를 따라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길이다. 이름하여 「헬리스키(Heliski)」다. 스키로 칼날 능선을 타고 2백m쯤 비켜 나오니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개활지다. 뒤로는 재그드봉(2,706m), 왼쪽에는 로렌스봉(2,497m), 오른쪽으로는 프롭봉(2,408m). 온통 빙하에 깎인 뾰족봉 천지다. 이 코스는 표고차 7백50m,평균경사도 25도의 빙하설원을 달리는 「재그드글래시어」. 산악가이드 케빈 뵉홀트가 먼저 다운힐을 시작했다. 사뿐사뿐 턴을 할 때마다 눈가루가 하얗게 날리고 티끌만한 흠도 없던 빙하의 설원 위로는 「S」자 커브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네명의 스키어도 차례로 계곡을 내려갔다. 스키를 신고도 무릎까지 빠지는디프스노(Deep Snow·다져지지 않은 눈)에서 플레이트 폭이 넓은 팻스키(Fat Ski)로 회전하는 디프스노 스키잉은 처음에는 무척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순백의 설원에서 눈가루를 날리며 마음껏 날듯 지치는 스키잉은 지난 10년동안 경험한 어떤 스키런 보다도 환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해발 1천5백m 지점에서 다시 헬기를 타고 이번에는 프롭봉에 올랐다. 표고차 9백m의 「칼립소」코스다. 다리의 근육이 끊어질 듯한 고통을 참으며 다운힐 하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다. 계곡 아래 헬기 옆의 눈 밭위에 샌드위치와 닭튀김, 과일주스가 그득한 점심상이 차려졌다. 흰 눈밭에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니 오전의 스키런이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 오후 1시반. 이날 마지막 스키런이 시작됐다. 헬기는 송곳같이 뾰족한 로렌스봉 정상에 스키어를 내려 주었다. 표고차 1천m의 빙하계곡 다운힐 「매스터 블래스터」코스였다. 곳곳에 빙하의 얼음기둥이 모습을 드러내 섬뜩했다. 오전의 두차례 스키런 덕분에 세번째 코스에서는 환상적인 스키런을 즐겼다. 숨을 몰아쉬며 쥐가 나는 다리를 겨우 이끌고 헬기에 오르는 기자에게 산악가이드 뵉홀트가 물었다.『원 모어(One more)』. 그러나 대답은 『노 모어(No more)』. 스키경력 10년이상의 스키어 네명이 모두 세번 다운힐에 초주검이 된 헬리스키. 그러나 그 체험은 평생 잊지 못할 만큼 환상적이었다. ▼ 여행상품 ▼ 에어뉴질랜드는 서울∼오클랜드 항공권을 구입하면 5일간의 호텔숙박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에어텔 티켓」을 판매한다. 가격은 88만원(성수기 96만원)이며 판매기간은 10월말까지 시한부. 이용할 숙소는 퀄러티호텔로 오클랜드 로토루아 크라이스트처치 퀸즈타운 등 뉴질랜드 전국 8곳에 있다. 이밖에도 △가이드를 동반한 3일간의 패키지투어 포함 티켓(1백28만원)과 △가이드를 동반한 5일간의 패키지투어 포함 티켓(1백34만원)도 함께 판매한다. ◈판매처 △에어뉴질랜드 779―1671 △화인국제여행사 3142―1122 △국민비자 3700―2728 △비씨비자 525―8960 △외환비자 753―8999 △장은비자 556―5437 △탑트레블 735―0247 <글=조성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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