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1세기에 대비해 앞으로 5년간 매년 정부 예산의 3%씩 투자해 약 17조엔(약 1백30조원)을 과학 기술 분야에 쏟아붓는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민간차원에서 12, 13조엔 정도가 보조됩니다. 투자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최근 재일교포 과학기술자의 모임인 재일한국과학기술자협회(KOSEA) 회장으로 뽑힌 소프트웨어업체 고덴샤(高電社)의 高基秀(고기수)사장. 그는 일본이 과학기술 분야를 통해 다시 한번 「팩스 저패니카」의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갖가지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개인에게도 특허권을 받을 수 있게 하거나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전념하도록 보조 인원을 늘려 주기도 합니다. 일본 고유의 인사제도인 연공서열제도 차차 없어지고 있습니다』
격차를 많이 좁혔다고는 하지만 아직 일방적으로 기술을 수입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정신차리지 않으면 갭이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다. 이런 시점에 그가 본 국내 사정은 어떤가.
『한국도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에 맞는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게 늘 문제지요』
고사장은 『올 연말쯤 「21세기의 전망」을 주제로 한국 과학자들을 일본에 초청, 대규모 워크숍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