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직도 활보하는 한총련

  • 입력 1997년 7월 28일 20시 05분


무고한 시민을 고문하여 죽이고 이를 필사적으로 축소 은폐하려 했던 한총련이 아직도 대학가를 활보하고 있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 5백여명이 27일 오후 한양대에 모여 「아바나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대표단이 이미 아바나로 떠났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회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이 버젓이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 6월 한총련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이달 말까지 한총련을 탈퇴하지 않은 조직원은 전원 엄중 처벌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각 대학 학생회의 한총련 비판도 이어졌고 학생운동의 진로를 둘러싼 대학내 반성도 심각하게 제기됐다. 이러한 한총련 고립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수배자가 중심이 돼 5백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결의대회까지 가졌다니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8일부터 8월5일까지 쿠바 아바나에서 열리는 제14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는 북한대표 5백여명이 두대의 전세기를 타고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이 대회를 통해 金正日(김정일)체제의 공고성과 연방제통일방안을 집중 선전하고 한총련 대표는 북측대표 해외대표와 만나 북측 주장을 수용하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런데도 당국은 한총련 대표의 출국을 사전에 알지도 못했고 막지도 못했다. 한총련이 아바나축전의 「투쟁성과」를 8.15 통일대축전과 범민족대회로 연결하려 할 경우 또 한번의 파괴적인 한총련폭력사태를 맞을 것이 뻔하다. 89년 평양축전의 경우가 이를 증명한다. 그때 가서 허둥지둥 해봐야 늦다. 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이적단체」가 이렇게 활보해서야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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