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김영란의 주부경제]「명퇴자」 창업

  • 입력 1997년 7월 21일 07시 55분


기아그룹이 부도위기에 몰려 부도유예협약을 적용받게 돼 금융시장이 들썩거린대요. 이 회사에선 대대적인 감원이 있을 거라는데 이 일을 어쩌죠. 글쎄 제 친구하나도 남편이 40대 후반인데 얼마전에 「명예퇴직」을 했어요. 이 친구는 모임에도 잘 안 나와요. 뭔가 해보긴 해봐야 겠는데 머리만 지끈거릴 뿐 2억원이 조금 넘는 퇴직금을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겁니다. 한일은행이 명예퇴직자들을 겨냥한 상품개발에 열심이래서 이 은행 고객개발부 朴正求(박정구)차장님을 찾았어요. 퇴직금을 굴릴 때는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먼저 생각하래요. 우선 1억2천만원을 떼어 매월 이자지급식으로 가계금전신탁에 든다 쳐요. 금리를 연 10%선으로 잡으면 1년에 1천2백만원, 한달에 1백만원씩 나오니까 어렵지만 생활비는 되네요. 나머지 돈은 언제 가게라도 차릴 지 모르니까 단기상품에 들라는 겁니다. 금리가 더 높다고 해서 1년짜리 상호부금에 가입했다가 덜컥 5개월여만에 해약하면 연 2.0%밖에 못받아요. 금리차를 계산해보니 중도해지하면 3개월이상의 생활비를 날리게 되는 셈이네요. 그나저나 경기도 안좋은데 명예퇴직자들은 무슨 일을 시작하면 좋을까요. 명예퇴직자들을 노리는 나쁜 사람도 많대요. 귀가 솔깃할 만큼 부추겨 놓고 궁지에 빠진 사람 더 못살게 만드는 이들에게 속아선 안되죠. 마침 이 은행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2시부터 창업이나 부업상담을 무료로 해주고 있대요. 입지선정이나 사업전망도 전문가가 도움말을 주고 특히 필요한 돈 조달요령과 세금문제까지 설명한다는 거죠. 박차장님은 『자영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은 예금할 때 1%포인트의 이자를 더 받기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리지 말고 자금이 필요한 때 대출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하네요. 저도 최근 양평군 양수리에 「베니샤프」라는 커피숍을 열었는데 제일 어렵고 중요한 것은 자금관리같아요. 어떤 대기업은 예금할 때 조금 더 높은 금리에만 관심을 쏟고 유사시 대출받는 일에는 소홀히했다가 자금줄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들려요. 다음 주에는 「플라스틱 머니」로 통하는 신용카드 얘기 좀 알아볼 거예요. 주부 여러분, 이것저것 마음은 무겁지만 더 힘내자구요. <도움말:한일은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