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안보」에 눈먼 국방부

  • 입력 1997년 7월 6일 19시 51분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의 착륙 성공으로 세계가 들떠있다. 미국은 특히 도착시점을 독립기념일(7월4일)로 잡아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미국인의 도전과 창의정신의 개가」라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면서 오는 9일 국내 최초로 우주관측 시대를 열 중형 과학로켓 「KSRⅡ」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는 「KSRⅡ」의 발사현장에 『언론의 출입을 허용할 수 없다』는 최종통보를 과학기술처에 지난 5일 보냈다. 발사지역인 안흥시험장이 보안시설이라는 게 이유다. 국방부 관계자는 또 『국방부 출입기자도 가지 못하는 곳을 과학담당 기자들이 갈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과기처가 비밀취급인가를 받은 일부기자의 출입을 제안했지만 국방부는 『1명이든 1백명이든 마찬가지』라며 막무가내였다. 국내 과학기술의 개가를 국민에게 알리고 고무하는 책임은 국방부에 없다는 자세다. 그러나 안흥시험장은 지난 78년 극비리에 개발되었던 한국형 유도탄이 시험발사될 때도 이미 언론에 제한적으로 공개되었던 장소다. 당시 언론은 朴正熙(박정희)전대통령이 유도탄 조립과정을 시찰하는 과정까지 취재했었다. 더구나 이번에 발사되는 로켓은 「극비」를 요하는 군사용이 아닌 우주관측용 민간 과학로켓이다. 언론에 공개되는 곳도 안흥시험장내의 연구시설이 아닌 발사장일 뿐이다. 더구나 첩보위성이 지상의 물체가 야구공인지 테니스공인지까지 판별하는 시대가 아닌가. 어쨌든 국방부는 「군사보안」을 유지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방부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도전과 창의정신을 불러일으킬 보기 드문 「축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崔壽默기자<정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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