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與 경선후보들,그 많은 돈 어디서 나오나

  • 입력 1997년 7월 4일 20시 01분


신한국당 경선주자들의 돈 씀씀이가 갈수록 심상치 않다. 출처도 불분명한 돈을 펑펑 써대면서 세(勢)과시를 하고 다니는 모양이 한보사태가 준 교훈을 벌써 잊은 듯하다. 어제만 해도 일부 후보는 수백명씩 지지자들을 모아 경선대책기구 발족식을 갖고 고급음식점에서 2차회동을 하는 등 돈잔치를 벌였다. 이러고도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을 얘기하는 것은 한마디로 위선이다. 선거를 하자면 돈을 쓸 수밖에 없고 세과시를 통한 득표전략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문제다. 걸핏하면 출정식 발족식에다 무슨무슨 모임을 만들어 참석자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니 이런 바람몰이 정치가 없다. 무엇보다 그런 행사에 필요한 돈을 도대체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쓰는 것인지 궁금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조직 운영실태다. 특히 李會昌(이회창)후보의 사조직으로 알려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이 전국적으로 7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여당 경선 및 대선운동을 벌인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이후보는 새미준이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지지자들의 자발적 모임이라고 주장하나 2백44개 시 군 구에 하부조직을 둔 거대한 기구가 자발적으로 생겼다고 믿기는 어렵다. 오히려 92년 대선 때의 나라사랑운동본부(나사본)와 다를 바 없는 선거용 사조직이라고 보는 국민이 많다. 자발적이든 아니든 특정후보의 전국적인 지지조직이라면 막대한 운영자금이 들게 마련이다. 그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분명히 가려야 한다. 항간에는 기업들이 여당의 특정후보에게 뒷돈을 댄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이후보는 자진해서 이 문제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또다시 대선자금 원죄(原罪)가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여당의 당내행사에 불과한 경선전에서부터 돈과 사조직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 정작 대선전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다. 신한국당 대의원들은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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