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40년만에 은퇴 「술박사」두산그룹 성우경씨

  • 입력 1997년 6월 30일 20시 18분


39년전인 1958년 OB맥주에 입사해 오직 맥주제조 한길만 걸어온 두산그룹 成宇慶(성우경·66)고문이 그룹회장단과 계열사 사장단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우정어린 박수소리 속에 30일 은퇴했다. 발효미생물학을 전공한 인연으로 OB맥주에 입사한 성고문은 입사직후 독일로 가 뮌헨공대에서 맥주양조학 박사를 따고 61년에 귀국했다. 이어 OB가 만든 맥주원료회사인 한국맥아공장 건설 책임을 시작으로 OB 양조과장 제조부장 공장장 상무 전무 부사장과 두산기술원 상임고문을 거치면서 명실상부하게 국내 최장수 양조 전문기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잘 잊어버리는 성격때문에 스트레스나 슬럼프도 빨리 잊었고 상사 동료 잘 만난 덕택에 무난하게 퇴임을 맞게 됐다』고 겸손해하는 그는 『말이나 글은 거짓말해도 되지만 제품, 특히 먹는 장사는 정직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이 싫었다기보다 책임져야 할 일이 생겨서 두번 사표를 써봤다』며 『회사가 어려운 때에 떠나게 돼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퇴임을 부담스러워했다. 『한국인 입맛을 고려해 만든 국산맥주를 섭씨 5도 전후로 차게해 마시는 게 맛있는 맥주 마시는 비결』이라고 소개한 그는 한창때에는 OB 선후배 누구와 붙어도 져본 적이 없었던 주당이었지만 요즘은 맥주 3,4병정도가 한계라고. 〈허문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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