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굿모닝! 홍콩차이나

  • 입력 1997년 6월 30일 20시 17분


세계적인 금융 무역 물류 관광 중심지인 자유무역항 홍콩이 마침내 「홍콩 차이나」 시대를 열었다. 1일 오전 1시(한국시간) 홍콩 전역에서 영국의 유니언 잭과 홍콩 정청기(旗)가 내려지고 중국의 5성홍기(五星紅旗)와 홍콩특별행정구기가 게양됨으로써 홍콩은 1백55년의 영국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중국의 특별행정구(SAR)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는 중국이 홍콩 주권을 회복했다는 차원을 넘어 서방 제국주의의 아시아 식민시대 청산 및 대중화(大中華)경제권의 탄생을 세계에 알리는 것으로 그 역사적 의미는 크다. 홍콩은 이날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거행된 기념식을 절정으로 그동안 한달 넘게 요란하게 계속된 각종 기념행사를 정리하고 이제 일상(日常)으로 돌아갔다. 역사상 처음으로 한 국가에 사회주의 정치체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공존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경제적으로 홍콩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현재의 기능을 유지할 것이고 번영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인권보호와 언론 및 집회자유 등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 부정 부패 및 범죄 만연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이런 우려와 걱정이 현실화할 경우 원활한 경제발전과 번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홍콩의 장래는 99년 12월로 예정된 마카오(오문)회수와 대만(대만)과의 통일은 물론 한반도통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은 이미 홍콩주민이 직접 선출한 입법회의를 인정치 않고 중앙정부가 임명한 인사들로 임시 입법회의를 새로 구성했다. 또 민주적 자유와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신보안법 등을 채택, 영국과 미국 등 민주국가들의 우려와 걱정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기념식에 참석한 江澤民(강택민)중국국가주석이 경축사를 통해 다짐한 것처럼 앞으로 50년간의 일국양제, 항인항치(港人港治) 및 고도자치(高度自治), 주민의 인권보호와 자유보장 등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영국과 중국은 지난 84년의 홍콩에 관한 연합성명에서도 홍콩 특별행정구의 외교와 국방은 중국이 책임지고 그 밖의 사항은 홍콩 주민의 자치에 맡긴다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지금 홍콩에는 7천여명의 우리 교민과 약 5백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홍콩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17.4%(2백25억달러 상당)를 차지, 최대의 수출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정부와 기업은 앞으로 홍콩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경제분야에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증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변화는 위기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기회를 주기도 한다. 앞으로 홍콩 차이나가 아시아 및 세계의 화합과 번영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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