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은평 구파발동 주택가 쓰레기언덕 『방치』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18분


그린벨트지역인 서울 은평구 구파발동 93의4 빈터 2천3백평이 「쓰레기 언덕」으로 변해 부근 주민들이 장마철에 물난리를 겪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웬만한 초등학교의 운동장만한 이곳은 부근 주택가보다 2∼3m 높은데다 블록조각 석면 등 건축물쓰레기와 불법시설물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그린벨트지역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흉물스러운 모습이지만 관할 은평구청은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원래 이곳은 낮은 지대의 습지여서 간이 스케이트장 등으로 쓰였다. 그러나 지난 78년 땅주인인 사학재단 해청학원 등이 주택자재 생산업체와 골재상 등에게 이 땅을 세준 뒤부터 이곳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땅주인은 지난 96년 7월 세든 업체들을 내보냈으나 18년간 건축자재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다져져 이곳은 부근 주택가보다 높은 고지대가 돼버렸다. 빈터로 남겨진 이곳에서 밤이면 청소년들이 모여 본드를 마시거나 패싸움을 벌여 주민들은 문밖 출입마저 꺼린다. 더욱이 올여름 장마가 닥치면 주변 주택가로 빗물과 쓰레기가 흘러넘칠 판이다. 땅주인이 관리를 소홀히 하는데도 이를 관리감독할 은평구청은 청소행정과 공원녹지과 주택과가 핑퐁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주민대표인 張弘祿(장홍록·62)씨는 『그동안 숱하게 민원을 제기했으나 땅주인은 모른체하고 구청은 「소송을 걸어 해결하라」고 하니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고 분노했다. 〈정영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