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 발목잡는 여당경선

  • 입력 1997년 6월 24일 19시 52분


정치개혁특위 구성문제로 표류하던 6월 임시국회소집 문제가 야권의 「조건없는 개회」 요구로 더이상 지체할 명분이 없어졌다. 야권이 정치개혁특위 동수구성 주장을 사실상 철회한 만큼 여당은 이제 빨리 국회를 열어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여당은 그동안 야권의 전제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도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라면 무조건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당위론을 펴왔다. 또 일부 경선주자들도 조속한 개회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당 지도부는 지금 와서 『상대당의 경선기간 중에 국회소집 요구는 정치도의에 어긋나는 일』 『최소한 대선주자들의 합동연설회는 끝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발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뺌을 하는 이유는 국회를 열어보았자 여당에 사실상 도움될 게 없다는 계산때문일 것이다. 물론 「선(先)개회, 후(後)협상」전략으로 급선회한 야권의 의도도 눈에 보인다. 국회가 열리면 정치현안이나 민생현안을 들고 나와 여당을 궁지로 몰아가려 할 것이다. 특히 여당의 선두주자인 李會昌(이회창)대표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가해 미리 대선경쟁에서 유리한 자리를 확보하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 분명하다. 야권의 계산이 그렇다고 해서 국회가 이런 모양으로 개회조차 못해서야 의회정치를 한다고 할 수 없다. 국회가 정쟁의 볼모로 계속 잡힐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여당이 내부 경선의 유불리(有不利)를 따져 국회개회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누가 봐도 공당(公黨)의 자세가 아니다. 지금은 정치개혁 뿐만 아니라 민생현안 해결이 무엇보다 급하다. 오늘 여야 총무회담에서 조속한 개회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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