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회담이 어제 한반도조항을 포함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폐막했다. G8회담은 지난 75년 G6로 출발했다. 두 차례의 석유위기에 놀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6개국 정상들이 프랑스 랑부예에 모여 세계경제 재건을 논의한 것이다. G7이 된 것은 76년 캐나다가 합류하면서부터였다. 러시아는 91년 구(舊)소련의 이름으로 준회원처럼 참석하다가 올해 정회원으로 가입, G8이 되었다.
▼G8은 처음 경제문제에 집중했으나 80년 아프가눙맏탄을 침공한 소련군의 철수요구를 계기로 관심을 정치외교분야까지 확대했다. 냉전이 종식되기 전까지는 미국의 주도로 공산권 진영에 대한 서방의 단결을 과시하는 「세력의 장(장)」 역할을 했다. 그러나 화려한 외모에 비해 합의결과는 구속력이 없어 회담 자체에 대한 비판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이 회담을 통해 전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관심사와 그 해결의 원칙적인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8개국 정상들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4자회담 참석 및 탄도미사일의 개발 배치 수출중단을 촉구했다. 정상들은 또 북한의 핵개발 동결을 내용으로 하는 北―美(북―미) 제네바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한반도문제가 얼마나 예민한 국제문제로 떠올라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8개국 정상들의 한반도 관련 합의는 작년 프랑스 리옹성명에도 담겼다. 그후 이같은 선언은 국제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외세의 부당한 간섭」이라며 뿌리쳤다. 북한은 이제라도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시대의 흐름을 바로 보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