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사상 최연소 중장 엘모 좀발트2세는 68년 베트남 내수면 해군사령관 재직시 밀림을 이용한 적의 매복기습을 차단하기 위해 강줄기 양쪽 삼림에 대대적인 고엽제 살포를 명령했다. 이 작전에 참여했던 그의 아들 좀발트3세는 제대 후 변호사로 활약하다 36세때 임파암으로 사망했다. 좀발트3세의 어린 아들도 발육이 현저히 떨어지고 유치원 입학 후에도 문자해독을 못할만큼 지능이 떨어졌다
▼우리나라 吳英秀(오영수)씨 3부자의 비극도 좀발트일가를 닮았다. 68년 맹호부대 소총수로 월남전에 투입됐던 오씨는 작년 4월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오씨의 큰아들은 13세때인 87년에, 둘째아들은 지난달 26일에 1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둘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보이는 신체마비증세를 앓다 숨진 것이다. 오씨의 20세된 딸도 지금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다
▼62년부터 71년까지 월남지역에 살포된 미제 고엽제의 양은 9천1백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극심한 후유증을 일으키는 다이옥신을 함유한 고엽제가 61%. 월남참전 미군 2백50만명중 10% 내외가 고엽제 피해자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월남참전군인 32만명중 고엽제 피해신청자가 1만2천8백여명에 이르나 후유증으로 판정된 사람은 1천4백여명, 후유의증(擬症)으로 판정된 사람은 약 4천명에 그친다
▼딱한 것은 고엽제 피해자 2세들의 경우다. 현재 고엽제 피해를 신고한 2세 환자는 3백명이 넘지만 그들은 고엽제 후유증이 대물림한다는 사실이 역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료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엽제 피해자로 자살한 사람도 20여명에 이른다. 국가의 명령에 따라 이국의 정글을 누볐던 용사들과 그 가족들이 불치의 병을 대물림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수치다. 그들의 절망에 빛을 주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