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웃]분당 서현동 새끼까치 살리기

  • 입력 1997년 5월 1일 10시 30분


지난달 29일 오후4시경 분당신도시 서현동 서현초등학교옆 근린공원. 새끼까치가 담긴 바구니를 어미가 있는 둥지로 올려주기 위해 5m 높이의 나무에 올라가 애쓰고 있는 한 소방관을 주민 1백여명이 안타깝게 바라보며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나뭇가지가 약해 소방관은 둥지까지 접근하지는 못하고 새끼까치를 담은 바구니를 둥지 부근에 잡아매놓은 채 나무를 내려와야 했다. 소방관이 내려와 땀을 닦자 주민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태어난지 두달된 이 새끼까치가 둥지에서 땅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8일 밤11시경. 어미로부터 날갯짓을 배우다 5m 높이 둥지에서 추락했으나 다행히 나무 아래쪽에 회양목 숲이 있어 다치지는 않았다. 날이 밝자 주민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새끼까치가 담긴 바구니를 둥지에 옮겨주려 했으나 나무가 높고 약해 실패했다. 주민들은 성남소방서 서현파출소에 SOS를 요청, 소방관 5명이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 「까치 살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은 고가사다리차가 접근할 수 없는 곳이어서 새끼까치를 살리기 위해 金容雲(김용운·32)소방관이 새끼까치가 든 바구니를 들고 나무에 올랐다. 새끼까치가 놀라 푸드덕거리다 다시 떨어지기도 하는 등 마음을 졸이게 하는 몇차례의 시도 끝에 김씨는 어린 까치를 어미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둥지 1m아래에 바구니를 매어놓는 데는 성공해 까치가족의 재결합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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