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이야기]상품광고에 「공익 메시지」…회사이미지 높여

  • 입력 1997년 4월 28일 08시 14분


요즘 TV에는 시도때도 없이 「공익광고」가 쏟아진다. 「다시 일어섭시다」 「설거지할 때 환경오염 생각을…」 「끼여들지 맙시다」. 영락없는 공공캠페인성 광고들은 후반부로 가면서 상품광고로 돌변한다. 「공익광고 같은 상품광고」가 갑자기 유행을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노림수가 숨어 있다. 바로 상품이나 회사의 이미지를 공공수준으로 높여놓고 궁극적으로는 판매량을 늘리려는 「우회적」 광고기법이다. LG전자의 와이드TV 광고. 여러개의 TV모니터 안에 클로즈업된 수많은 입들. 이 입들은 각종 「소음」을 경쟁적으로 토해낸다. 『차 빼요. 남의 집 앞에다 말이야』 『내돈 내가 마음대로 쓰는데 무슨 상관이에요』 등 등. 각박하고 이기적인 세태를 반영하는 불협화음이 4대3 비율의 TV를 통해 들린다. 그때 16대9 비율의 와이드TV에 모델 원미경이 등장, 「타이르듯」 한마디 던진다. 『넓게 보세요. 세상이 달라져요』 여기서 공익적 메시지가 제품의 특성과 은연중 연결되고 있다. 기존의 좁은 화면은 「속좁은 마음」으로, 와이드 TV화면은 「넓은 마음」이라는 이미지로 치환(置換)된다. 유공 엔크린 광고는 교통질서 캠페인으로 혼동하기 십상이다. 체증이 극심한 도심속 차안. 전편 광고에서는 『왜 꼭 엔크린이냐』며 티격태격했던 박중훈과 이경영이 이번에는 「끼여들기」를 놓고 실랑이를 벌인다. 결국 참을성있게 기다리자 차량 소통이 원활해진다. 『안 끼여드니까 잘 나가네요』 「잘나간다」는말로엔크린의「쾌속 휘발유」이미지를끌어내고있다. 유한킴벌리의 「키친타월」 광고는 음식찌꺼기로 인한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부각시킨다. 『물로 설거지하기 전에 한번만 닦아낸 후 씻어내면 가정에서부터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부들에게 호소한다. 광고를 만든 오리콤이 겨냥한 것은 개별 브랜드가 아니라 키친타월 품목 자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 그래서 「오염방지〓키친타월」 등식을 들고 나왔다. 원비디의 「다시 한번 일어섭시다」편은 근로의욕을 고취한다. 자동차공장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용접작업을 하는 탤런트 최불암씨. 주먹을 불끈 쥐며 『열심히 일하자』고 강조한다. 「경제살리기」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자극하면서 원비디의 주 구매층인 육체노동자들을 겨냥하는 「이중효과」를 내고 있다. 광고관계자들은 공익성 상품광고가 『환경 등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공익을 생각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중요해지면서 더욱 붐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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