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현철씨,부인 일관…증거있는 것만 시인

  • 입력 1997년 4월 25일 20시 11분


대통령의 아들로는 처음으로 청문회의 증언대에 선 金賢哲(김현철)씨는 정부 인사에 개입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김씨는 25일 국회 한보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아버님이 물어보면 인사원칙을 말씀드렸고 과거에 고생했던 분들이나 일반적으로 명망있고 출중한 분들을 추천했다』며 인사개입 사실을 시인했다. 김씨는 또 지난 94년 李源宗(이원종) 당시 청와대정무수석과 함께 연합텔레비전뉴스(YTN)의 사장문제를 상의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와 함께 『무적근무로 물의를 빚은 정대희씨를 (채용해달라고)청와대 인사비서관에게 부탁한 일은 있지만 정씨 이외에 직접 추천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항간의 인사개입설은 많이 과장돼있으며 나 혼자만 모든 인사문제를 아버님께 말씀드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뺌했다. 김씨는 이날 언론에 폭로된 부분이나 녹음테이프 등 증거가 확보된 사안에 대해서만 시인했고 다른 의혹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부인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김씨는 일부 야당의원으로부터 『그렇게 모든 것을 부인하려면 도대체 이곳에 왜 나왔느냐』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또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운영차장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중요 정보보고를 받은 적도 없으며 92년 대선때 쓰고 남은 자금을 관리하거나 4.11총선 당시 공천에 개입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씨는 朴慶植(박경식)G남성클리닉원장의 증언에 대해 『의사와 환자의 관계로 박씨를 10여차례 만났을 뿐이며 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코오롱그룹 李雄烈(이웅렬)회장과 만난 사실은 시인했으며 김씨를 통해 포철로부터 철강판매권 등의 이권을 챙긴 대호건설 李晟豪(이성호)전 사장과는 가족끼리도 함께 만날 정도로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제 문제로 인해 국정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과 아버님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면서 『이는 제 생각이 짧고 올바르게 처신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최영훈·이원재·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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