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국내 홍일점』 CF여감독 신미경씨

  • 입력 1997년 3월 29일 09시 02분


[신복예 기자] 10여년전 CF계의 첫 여감독으로 각광을 받았던 신미경씨(38·에이비전 대표)는 아직도 CF계의 유일한 여감독이다. 끊임없이 새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고 촬영과 편집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인 광고 일의 특성 때문에 숱한 여성 광고인들이 시간과 체력에 밀려 감독입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14년째 자기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것도 「잘 나가는」 감독으로. 『남편과 아이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지요. 결혼하면서부터 남편은 제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들었고 딸아이는 엄마의 정이 뭔지 모르고 자라게 했어요. 한달에 절반 이상은 밤12시를 넘겨 집에 들어가고 1년에 해외출장이 열번도 넘는데 사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딸(11)은 예쁘게 자라주었고 지금은 엄마를 자랑스러워 한단다. 지난해 그가 찍은 광고는 모두 33편이나 된다. 「천원으로 뭘 먹어야 하지」로 시작하는 맥도날드 햄버거, 남녀 학생이 나와 각기 다른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는 선경 스마트 학생복, 「내가 꿈꾸는 세상, 그곳은 어디일까」로 시작되는 여성패션 예츠, 삼성전자의 「신 현모양처」시리즈 등이 그의 작품. 『어려서부터 방송PD를 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하지만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나와 방송국에 입사하는 것이 가능했겠어요. 충무로의 광고 프로덕션에 들어가 조감독부터 시작했지요. 일의 승패가 빨리 나기 때문에 승부욕이 강한 저에게는 천직이었던 것같아요』 83년 감독으로 데뷔해 코래드에서 10년간 근무했다. 남성화장품 피어리스 마스터즈와 아시아나 항공 광고로 한국광고대상 부문상을 두차례 받았고 바쁜 틈을 타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PR광고로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러나 쉽지 않은 세월이었다. 「실적」과 관계없이 여자라는 이유로 1년씩 재계약하는 촉탁으로 일해야 했고 정규직이 된 뒤에도 성과만큼 직급과 보수를 뒷받침해 주지 않았다. 결국 93년 직원 5명과 함께 에이비전이란 회사를 차렸고 그는 내로라하는 광고감독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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