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를 했거나 퇴학을 당한 학생들을 다시 재입학시킨다는 교육부의 방침이 96년도말쯤 발표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 초에 자퇴서를 낸 동생이 있는 우리 집안에 이것은 참으로 기쁜 소식이었다. 동생은 말썽을 피웠거나 성적이 나빴던 게 아니었기에 쉽게 재입학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학교에 찾아갔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교육부로부터 이와 관련된 어떤 지시도 받은 게 없다고 했다. 학교당국은 그동안 재입학을 원하는 학생의 명단을 올리긴 했지만 아마 「줄」이 있는 학생들만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답답한 나머지 교육청에 전화를 해 보았는데 그쪽에서도 모르는 이야기라며 학교에 가서 사정해 보라는 무책임한 대답만 했다. 재입학을 시켜준다는 발표까지 한 시점에서 교육청이 내놓은 방안이라는 것이 학교의 인간적인 면에 호소하여 사정을 해보라는 것이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뚜렷한 시행 방법도 제대로 세우지 않고 막연히 구제책만 외친 교육부의 태도에 실망했다. 정책 따로 현실 따로인 우리나라 교육 행정이 언제나 제자리를 잡을지 한심하다.
박순영(충북 청주시 개신동 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