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철인경기 부부선수 곽경호-박명애씨

  • 입력 1997년 3월 22일 08시 38분


[신복예 기자] 바다에서 3.9㎞를 헤엄치고 나와 사이클을 타고 1백80.2㎞를 달린 뒤 42.195㎞의 마라톤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철인 3종경기.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가장 힘든 경기다. 철인 3종경기 국내 최고기록 보유자들이 오는 29일 부부의 연을 맺는다. 신랑은 이 경기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난 91년부터 국내대회에서 4년 연속 우승한 곽경호선수(30·삼호사회체육센터 수영강사·최고기록 10시간31분). 신부는 14시간1분으로 여자부문 국내 최고기록을 세운 박명애씨(25). 이들의 최고기록은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시작한 92년에 세워져 아직 깨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들의 기록이 「사랑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국내 우승자 자격으로 그해 하와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 함께 참가했다. 그러나 명애씨는 사이클을 연습하다 넘어져 몸에 심한 찰과상을 입었다. 『몸에 상처가 나면 바다수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주최측에서는 명애씨에게 출전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고집을 부려 출전했지요. 시합도중 남녀가 만나는 지점이 두 군데 있는데 그때 힘을 내게 하기 위해 명애씨에게 「사랑한다」고 외쳤지요. 그 말을 듣고 너무 무리했는지 명애씨는 결승점 8㎞를 남겨두고 탈진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고 말았지만요』 이후 명애씨는 곽선수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자신의 운동을 포기했다. 열악한 국내 철인 3종경기 여건상 둘이 함께 운동을 하기는 무리였기 때문. 명애씨는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주로 돈버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연습시간에는 곽선수의 트레이너로 함께 뛰고 작전을 세우고 자세를 교정하는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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