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주부들]신세대 엄마들 『신교육 신바람』

  • 입력 1997년 3월 18일 08시 47분


[김화성 기자] 「우리 아이들은 이제 학원에 보내지 않겠어요」.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 엄마들이 팔 걷고 나서서 상설 열린학교를 세웠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고양지부의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 1백여 회원 대부분이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30대 주부들이다. 전국조직 활동과는 별도로 개설된 이곳 열린학교는 3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일산3동 한뫼프라자3층 참교육학부모회 사무실에서 유치반과 초등학교 저학년반 등 2개반으로 나누어 수업한다. 두 반 모두 우선 미술교육부터 실시하고 있다. 부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쓰기와 역사탐방 교육도 앞으로 정례화할 계획. 교육은 엄마들이 직접 맡는다. 비용은 회비로 충당하고 비회원 자녀는 받지 않는다. 교육내용은 노래듣기 그림그리기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 주는데 중점을 둔다.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생 딸을 두고 있는 이선경씨(36·고양시 일산구 마두동 백마마을)는 상설 열린학교의 미술교사. 요즘 교육 프로그램을 짜느라 꽤 고심하고 있다. 큰 아이를 미술학원에 1년간 보냈다가 주입식 교육 때문에 미술에 흥미를 잃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어 더욱 그렇다.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생 아들을 두고 있는 박이선씨(36·〃 마두동 강촌마을)는 역사교사를 맡았다. 고등학교 역사교사 출신이다. 휴일이면 가끔 열린학교의 아이들과 함께 행주산성 공양왕릉 최영장군묘등고양시주변유적을찾는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 하나를 둔 윤희순씨(37·〃 대화동 성저마을)는 글쓰기 「품앗이 엄마교사」. 동네 엄마들과 번갈아 집을 돌아가며 가정 글쓰기교실을 연다. 윤씨가 글쓰기를 가르치면 다른 엄마가 그림이나 만들기를 지도하고 또 다른 엄마는 동화읽기를 해주는 식이다. 고양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미 지난해 여름과 겨울방학에 지역자치연구소 「열린고양」과 함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신나는 미술나라」라는 주제로 계절학교를 열어 주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이씨는 『일산 신도시의 초등학교마다 열린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겉만 번지르르하지 속은 옛날 주입식 교육과 똑같은 경우가 많다. 엄마들이 나서서 그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