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전승훈 기자] 『오늘도 별이 진다네. 아름다운 나의 별 하나…어제도 별이 졌다네…』
李漢培(이한배·29)씨는 대학시절 우연히 달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본 후 10년째 별의 아름다움에 빠져 사는 「별밤지기」다.
PC통신 천리안 천문동호회(go COSMOS)회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경기 용인시 용천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뭐 마니아랄 것까지 있겠습니까. 그저 별과 사람을 좋아할 뿐이죠』
그가 갖고 있는 관측장비는 학교에 있는 교육용 망원경과 쌍안경 정도가 전부다. 5백만∼6백만원짜리 망원경은 시골 총각선생님에게는 「그림의 떡」.
그러나 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별 볼 일 있는 모임」에 가면 신이 난다. 전국 각지에서 회원들이 좋은 망원경을 가져오기 때문. 회원들은 주로 달빛이 없는 매달 음력 27일부터 초사흗날 사이의 주말에 만난다. 단골 회동 장소는 회원들의 이동거리를 감안, 어디서나 중간지점이 될 수 있도록 대전 동학사를 주로 택하고 있다.
회원들은 치과의사 기자 회사원 대학생 중고생 등 다양하다. 한번은 어느 중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이 의심스러워」 따라왔다가 「별 보기」의 매력에 빠져 회원이 된 적도 있다.
이씨가 별에 빠져든 것은 부산교육대 1학년때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우연히 학교 옥상에 올라가 망원경을 통해 달을 보면서부터. 분화구 하나하나가 또렷한 달 모습에 황홀함을 느낀 것이다. 이후 학교 천문동호회 「프리즘」의 회장을 맡아 지리산 금정산 설악산 등을 쏘다니며 「별 사냥」을 해왔다.
이씨는 『지난 8, 9일 경기 양평 용문사에서 구름사이로 긴꼬리를 늘어뜨리며 밝게 빛나던 헤일―봅혜성과 부분일식을 본 것은 평생 잊지못할 감동이었다』며 『누구든지 PC통신 천문동호회를 통해 신청하면 함께 별을 보러다닐 수 있다』며 「유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