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못지 않게 교육열이 높은 일본의 학부모들은 소학교(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대부분 학원에 보내 과외지도를 받게 한다. 주쿠(塾)라는 곳에서 어린이들은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서너번, 하루 3∼4시간씩 강도높은 수업을 받는다. 과외를 해야하는 이유는 물론 중학교 입시 때문이다. 한달 학원비용은 1인당 3만∼4만엔(22만∼29만원)정도다. 하지만 값비싼 개인과외나 예체능분야 과외를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과외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한단계 위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한 두 과목이라도 과외를 받지 않는 학생을 찾기 어렵고 심할 경우 피아노다 글짓기다 해서 일주일에 7,8과목씩 과외를 받느라 저녁 늦게까지 자녀 얼굴을 보기 힘들다.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 사정은 더욱 심해진다. 과외를 받는 학생 못지않게 힘든 쪽은 과중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학부모들이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다른 씀씀이를 줄이면서 과외비 지출에 최우선순위를 두는 가정들이 많다
▼이러다보니 우리 국민의 사(私)교육비 지출은 국민총생산(GNP)과 비교할 때 단연 세계 최고수준이다. 교육개발원이 발표한 「96년 교육지표」를 보면 지난해 각 가정에서 지출한 사교육비 총액이 20조원을 넘어서 GNP의 6%를 차지했다. 모든 교육이 국가차원에서 이뤄져 사교육비라는 개념자체가 별로 없는 미국이나 유럽과는 아예 비교가 불가능한 액수다
▼우리나라에서 과외가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아울러 자기 자식을 뭔가 남다르게 키워보고 싶은 젊은 부모들의 지나친 의욕도 과열양상을 부채질한다. 사교육비 부담으로 인해 특히 샐러리맨들은 월급에서 과외비를 떼어놓고나면 허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풍토병같은 「사교육 열풍」을 잠재울 수 있는 묘책은 없는지 우리 모두 지혜를 짜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