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파울 언덕 정상의 폐허는 1521년 포르투갈 사람들이 지은 천주교회 유물. 당시 이곳은 인도 중국으로 진출하던 선교사들의 활동 중심지였다. 이 교회 폐허 앞에는 오른쪽 손목이 잘린 한 신부의 동상이 있다. 주인공은 성자로 추앙된 프란키스쿠스 하비에르신부. 이 폐허는 그가 선종후 일으킨 몇가지 기적의 현장이며 성지다.
하비에르신부는 원래 스페인의 왕족. 그러나 그는 선교를 위해 포르투갈 신부가 됐고 평생을 중국과 인도에서 보냈다. 그러다 신부는 1553년 중국에서 숨졌다.
그의 유해는 2개월만에 그가 자주 들렀던 산토파울교회로 옮겨져 9개월간 안치됐다가 선교본부가 있던 인도의 고아로 보내졌다.
첫번째 기적은 고아로 보내기 위해 유해를 꺼냈을 때 일어났다. 11개월이 지난 시체가 전혀 부패하지 않은채 그대로였다. 이 소식이 로마 교황청에 전해진 뒤 60년만에 하비에르신부는 성자로 추앙됐다. 그리고 로마교황청은 시체의 일부를 로마에 묻고 그 자리에 기념교회를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부들이 다시 하비에르신부의 유해를 무덤에서 꺼냈다.
두번째 기적은 그때까지도 선종할 때 모습 그대로였고 오른손 손목을 절단하자 빨간 피까지 흘렀다는 것.
세번째 기적은 숨진지 4백년후인 1953년 일어났다. 이 산토파울교회 앞에 세운 하비에르동상이 제막 6개월만에 번개에 맞아 쓰러진 나무에 부딪혔다. 그때 동상의 오른팔이 부러져 동상마저 고아에 안치된 신부의 유해와 똑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동상의 팔목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현재 고아에는 신부의 무덤이, 로마에는 하비에르신부의 이름을 딴 기념교회가 있다.